사순절 영성생활 안내
- changeuijin
- 2020년 2월 26일
- 3분 분량

<사순절 영성생활 안내>
사순절 기간 창의진 권속들의 영성생활을 돕기 위해 올립니다.
사순절이란 말은 '40일간의 기념일'이라는 뜻의 희랍어인 '테살코스테'를 번역한 것입니다. 부활주일까지 주일을 뺀 40일간의 기간을 말하며,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고 경건히 보내는 기독교 전통 절기입니다. 이 기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급적 오락을 삼가고, 기도와 말씀 묵상에 전념해야 합니다.
- 사순절은 이전의 무뎌지고 구태의연한 삶을 돌아보고 훈련, 순종, 그리고 기쁨이 넘치는 삶으로 다시금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 월터 부르그만
40이란 숫자는 성경에 여러 번 등장합니다.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시험받으신 일과, 40일간 시내산에서 모세가 금식한 것, 그리고 이스라엘의 40년 광야 생활,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부활에서 승천까지의 40일 등입니다. 이 말씀의 내용들은 주로 고난과 갱신의 의미를 담고 있는 사건들입니다. 이에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 상징적인 40이란 숫자를 사용하여 40일동안 - 고난 주간을 포함하여- 예수님의 구속사건을 묵상하며, 자신의 신앙을 갱신하는 목적으로 긴 절제 기간을 가져 온 것입니다. 사순절은 항상 수요일부터 시작되는데, 이 날은 재의 수요일, 성회 수요일, 속죄일 등으로 불립니다.
기독교 역사가들은 사순절의 기원을 초대 교회 성도들이 성찬식을 준비하여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성찬을 준비할 때는 항상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묵상하며 금식하며 기도했고, 이 전통이 발전되어 사순절로 이어진 것입니다. 본래 유대인들이 유월절을 준비하기 위해 금식을 행했는데, 초대 교회 성도들도 신앙의 성장과 회개를 통한 영적 준비라는 차원에서 구약의 유월절 만찬을 새롭게 해석해서 성찬식 앞에 금식을 행했던 것입니다. 또한 사순절이 끝나는 부활절에는 새로운 성도의 성례식이 있게 되는데, 세례 예비자들은 이때 세례와 입교(入敎)를 받기 위하여 두 주간의 준비기를 두고 금식과 기도로 신령한 훈련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사순절 기간을 시작하며 월터 부르그만의 '가보지 않은 길'의 '재의 수요일' 부분을 소개합니다.
이사야 55장 6.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7.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
예배와 회개로 부르시는 본문의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구절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순절의 신앙여정을 이 말씀과 함께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얼굴을 봅니다. 그분은 기꺼이 용서하실 준비가 되신, 진정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은혜의 하나님을 향하여 돌아서야 합니다.
그분은 '명령하시는 하나님'이시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그분의 명령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이것은 그분과 우리와의 모든 관계에서 적용되는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이사야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명령은 '찾으라', '부르라', '버리라', '돌아오라'는 네 가지의 동사를 통해 표현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사순절에 어울리는 명령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볼 때 이 명령은 일반적인 회개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벨론 제국에서 잘 살기 위해 기꺼이 바벨론인으로 귀화하는 유대인들의 행위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들은 너무 쉽게 유대 정체성, 유대 신앙, 유대 교육을 포기하고 타협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바벨론 제국은 다른 신을 숭배하였고, 이에 따른 가치관과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씀에 표현된 명령은 본래의 정체성, 기본이 되는 교육, 곧 본래의 신앙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입니다.
저는 이런 명령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사순절 명령임을 말하고자 합니다. 지금 교회들의 위기는 진보적이냐 아니면 보수적이냐 하는 것보다는 기독교의 신앙과 교육을 버리고, 일반적인 세상의 정체성을 따르고 유지하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세상의 정체성이란 적당한 애국주의, 적당한 소비주의, 무관심의 폭력, 적당한 타협으로 누리는 풍요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교회는 진보적 신앙과 보수적 신앙 사이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무가치한 투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사순절의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세례의 참된 의미, 곧 하나님이 선택하신 '약속의 자녀'로서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에 대해 숙고해야 합니다. 그릇된 애국주의, 과열된 소비주의, 그리고 무분별한 폭력과 탐욕의 세상 속에서 우리는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순절은 이전의 무뎌지고 구태의연한 삶을 돌아보고 훈련, 순종, 그리고 기쁨이 넘치는 삶으로 다시금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이사야의 말씀 가운데 절정에 해당하는 구절을 주목해 봅시다.
그가 긍휼이 여기시리라 .....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
세상과 타협하며 적당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올바른 신앙으로 다시 무장하는 자녀들을 향해 긍휼과 용서의 얼굴을 돌리십니다.